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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와 발리 한 달 살기 18〕 발리 엑조틱 마린 파크에서의 첫 돌고래 친구 돌고래와 함께한 발리의 40분 물결이 부서지는 소리에 잠이 깨던 아침, 발리의 공기는 여전히 축축했고, 햇살은 구름 사이로 조심스럽게 얼굴을 내밀고 있었다. 오늘은 평소보다 일찍 움직였다. 목적지는 발리 사누르에서 차로 약 40분 거리에 있는 엑조틱 마린 파크(Exotic Marine Park). 관광객들에게는 아직 많이 알려지지 않은 이곳은, 특별한 ‘돌고래와의 교감 체험’을 제공하는 해양 생태 체험 센터이자, 보호가 필요한 해양 생물들을 위한 쉼터이기도 하다.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가장 먼저 눈에 띈 건 ‘동물 공연 금지(NO ANIMAL SHOW)’라는 팻말이었다. 이곳은 상업적 퍼포먼스 대신, 돌고래와 인간이 교감하는 진정한 ‘만남’에 집중하는 장소였다. 엑조틱 마린 파크는 인도네시아 정부의 인가를.. 2025. 7. 19.
〔아이와 발리 한 달 살기 17〕 스미냑 다이브 데이, 미세스시피에서 생긴 일 비와 햇살 사이, 미세스시피에서 뛰어오른 하루 사누르에서의 셋째 날. 흘러가는 시간을 붙잡을 마음도 없이, 오늘도 느긋하게 시작했다. 숙소 수영장에서 빈둥거리며 보내는 오전, 그 자체로 좋았지만… 어젯밤,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이대로 있다간 오늘도 수영장, 간식, 낮잠 루트로 끝나겠군." 그래서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곳을 부지런히 검색했고, 이름부터 호기심을 자극하는 ‘미세스시피 비치 클럽(Mrs Sippy Beach Club)’을 찾았다. 늦은 아침, 숙소를 나서자마자 후두둑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살짝 망설였지만, 택시를 타니 이내 도착한 미세스시피. 마치 우리를 기다렸다는 듯, 딱 그 순간에 비가 멈췄다. 어딘가 극적인 기분. 미세스시피는 스미냑(Seminyak)에 위치한 발리 최고 인기 비.. 2025. 7. 19.
〔아이와 발리 한 달 살기 16〕 사누르, 평화의 풀사이드 아무것도 하지 않을 자유, 사누르에서 배웠다사누르에서의 일상은 평화로웠다. 친정부모님이 한국으로 돌아가신 뒤, 발리의 남동쪽 해안 마을 사누르에서 선규와 단둘의 시간이 시작됐다. 바투르 산 일출도, 울루와뚜의 절경도 뒤로한 채, 이제는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되는 며칠이 우리 앞에 남아 있었다. 조용하고 느린 동네에서 아무 계획 없이 지내는 일. 생각만 해도 숨이 트였다. 사누르는 꾸따나 스미냑 같은 북적이는 관광지와는 결이 다르다. 오래된 마을 특유의 정취와 로컬의 삶이 공존하는 이곳은, 한때 발리에서 가장 먼저 관광지로 개발된 곳이기도 하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그만큼 시간이 천천히 흐른다. 바닷가를 따라 이어진 산책로엔 조깅을 즐기는 사람들보다는 그저 걷거나 멍하니 앉아 있는 이들이 많다. 파도는 .. 2025. 7. 18.
〔아이와 발리 한 달 살기 15〕 짐바란에서 끝맺은 우리 가족의 발리 울루와뚜 사원과 빠당빠당 비치, 그리고 가족 여행의 변수친정 부모님과 함께하는 여정의 마지막 날, 클룩을 통해 10시간짜리 프라이빗 투어를 예약했다. 울루와뚜 사원, 빠당빠당 비치, 폴로 매장, 그리고 짐바란 해산물까지. 천천히, 하지만 알차게 발리를 마무리할 수 있는 코스로 일정을 짰다. 호텔 체크아웃을 마친 정오 무렵, 전날 함께했던 익숙한 가이드 아저씨와 다시 만났다. 익숙한 얼굴은 마음을 한결 느긋하게 만들어주었고, 오늘 하루도 무리 없이 흘러갈 것 같은 좋은 예감이 들었다. 첫 목적지는 울루와뚜 사원(Uluwatu Temple). 포악한 원숭이들로 악명 높은 곳이지만, 그런 우려도 잠시, 눈앞에 펼쳐진 풍경은 그 모든 것을 잊게 만들었다. 11세기에 지어진 이 사원은 지금까지도 남부 발리의 수호.. 2025. 7. 18.
〔아이와 발리 한 달 살기 14〕 바다를 닮은 밤, 짐바란에서 아야나 리조트 키식 씨푸드에서 맛본 짐바란의 황홀한 저녁물결이 부서지는 소리, 피부를 스치는 따스한 바람, 그리고 어둠 속에 더욱 또렷이 다가오는 현악기의 선율. 그 모든 것이 짐바란의 밤이었다. 우붓에서의 여정을 마무리하고, 발리 남서쪽 해안에 자리한 짐바란으로 향했다. 친정부모님과의 여행 2막이 시작된 셈이다. 새벽 바투르 산 일출과 거친 용암 지대를 지프 타고 누비는 체험은 아직도 몸에 잔잔한 전율을 남기고 있었지만, 짐바란에 들어서자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졌다. 짐바란은 한때 조용한 어촌 마을이었지만, 지금은 고급 리조트와 씨푸드 레스토랑이 늘어선 고요하고도 우아한 해변 휴양지로 변모해 있다. 발리에서 가장 아름다운 선셋을 만날 수 있는 해변 중 하나로 손꼽히는 이곳은, 관광지 특유의 부산함 대신 .. 2025. 7. 18.
〔아이와 발리 한 달 살기 13〕 코브라를 샀다, 아이스크림은 두 개 먹었다, 그리고… 핸드폰이 사라졌다 우붓 바버숍에서 머리는 잘랐고, 마음은 다잡았다“오케이, 150,000 루피아요.” 상인이 마지막으로 부른 가격이다. 처음에는 무려 750,000 루피아. 한껏 올린 눈썹과 약간의 망설임 끝에, 나는 결국 나무로 깎은 코브라 조각상 하나를 구입했다. 혼자 갔으면 절대 안 샀을 테지만, 파충류를 좋아하는 선규가 고른 아이템이라 냉정하게 몸을 돌리기도 어려웠다. 말도 안 되는 흥정의 차이를 웃으며 감당할 수 있는 건, 우붓 시장의 정겨운 열기 덕분이다. 우붓 시장(Pasar Ubud)은 발리 여행자들의 필수 코스다. 오전에는 지역 주민들이 드나드는 진짜 로컬 마켓이지만, 오후부터는 장인의 손길이 깃든 기념품 천국으로 변신한다. 바틱 원단, 핸드메이드 장신구, 목공예품, 향신료, 그리고 돌로 조각된 힌두 신상.. 2025. 7. 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