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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와 발리 한 달 살기 17〕 스미냑 다이브 데이, 미세스시피에서 생긴 일

by 이베트 2025. 7. 19.

스미냑 미세스시피 비치 클럽의 다이빙대
다이빙 타워로 유명한 스미냑의 미세스시피 비치 클럽

비와 햇살 사이, 미세스시피에서 뛰어오른 하루 

사누르에서의 셋째 날. 흘러가는 시간을 붙잡을 마음도 없이, 오늘도 느긋하게 시작했다. 숙소 수영장에서 빈둥거리며 보내는 오전, 그 자체로 좋았지만… 어젯밤,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이대로 있다간 오늘도 수영장, 간식, 낮잠 루트로 끝나겠군." 그래서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곳을 부지런히 검색했고, 이름부터 호기심을 자극하는 ‘미세스시피 비치 클럽(Mrs Sippy Beach Club)’을 찾았다.

늦은 아침, 숙소를 나서자마자 후두둑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살짝 망설였지만, 택시를 타니 이내 도착한 미세스시피. 마치 우리를 기다렸다는 듯, 딱 그 순간에 비가 멈췄다. 어딘가 극적인 기분.

미세스시피는 스미냑(Seminyak)에 위치한 발리 최고 인기 비치 클럽 중 하나다. 이름은 미국의 미시시피강을 떠올리게 하지만, 분위기는 전혀 다르다. 초록빛 야자수 아래 펼쳐진 넓은 풀, 하얀 파라솔과 베이지빛 선베드, 라운지 음악이 흐르는 공간. 발리의 햇살 아래서 낮부터 여유를 즐기기에 이만한 곳이 또 있을까? 특히 이곳의 자랑은 높이 5m까지 설치된 다이빙 플랫폼. 미세스시피를 미세스시피답게 만드는 핵심이다.

선규는 처음엔 망설였다.
"높아 보여... 무섭진 않은데 그냥 한 번 보고..."
하지만 누군가 물 위로 첨벙! 뛰어드는 순간, 아이의 눈이 반짝 빛났다.
“나도 해볼래!”
처음엔 조심조심 올라섰지만 이내 결심한 듯 물로 첨벙 뛰어들었다. 쏟아지는 물방울, 튀어 오르는 웃음소리. 한 번 뛰고 나올 때마다 “와, 진짜 시원해! 한 번만 더!” 그렇게 다섯 번도 넘게 뛰어내린 끝에, 선규는 결국 다이빙 플랫폼 근처의 작은 스타가 됐다. 지켜보던 외국인 아이들과 “Hi!” 하고 웃으며 인사도 주고받고. 낯가림 많은 아이인데, 물 위에서는 마음까지 가벼워진 듯했다.

한산한 덕분에 우리는 거의 전용 풀장처럼 넓게 자리를 썼다. 수영도 하고, 시원한 음료도 한 잔씩. 카바나 아래로 비가 남긴 습도와 태양이 만들어낸 뜨거운 공기가 흐르고 있었지만, 물 속에선 그저 자유롭기만 했다.

3시간쯤 놀았을까. 선규는 이미 수건에 둘둘 말린 채 스르르 졸기 시작했다. 돌아오는 길, 손에 잡히는 건 습기 찬 수영복과 선글라스, 그리고 마음에 오래 남을 하루였다. 비가 와도 좋았다. 다이빙이 있었고, 선규의 웃음이 있었으니까. 사누르의 게으른 하루 속, 작은 모험이 아름답게 스며든 날이었다.

Tip. 대세는 비치클럽, 발리에서 가장 핫한 비치클럽

1. 미세스시피 비치클럽(Mrs Sippy Beach Club)
스미냑 중심에 자리한 ‘미세스시피’는 발리에서 가장 역동적인 에너지를 지닌 비치클럽 중 하나다. 코발트빛 염수풀과 5m 다이빙 타워, 보헤미안 감성의 카바나가 어우러진 공간은 수영복만 챙겨도 하루가 짧게 느껴질 만큼 다채롭다. 특히 다이빙 플랫폼은 이곳의 시그니처. 물속을 가르며 튀어 오르는 소리와 함께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웃음이 터지는 순간들이 이어진다. 낮에는 여유로운 선베드, 해 질 무렵엔 음악과 칵테일로 무드가 바뀌는, 하루 두 번 반하는 클럽이다.

2. 핀스 비치클럽(FINNS Beach Club)
짠 바다 내음과 함께 일렁이는 파도 위에 지어진 핀스는 ‘바다 위에서 즐기는 럭셔리’라는 말이 가장 잘 어울리는 곳이다. 거대한 인피니티 풀과 바다를 향해 열린 바 공간, 그리고 하루 종일 이어지는 DJ 세트까지. 특히 해 질 녘이면 누구나 멈춰 서서 석양을 바라보게 된다. 패밀리존과 어덜트존이 분리돼 있어 누구와 함께 가도 무리 없는 구성. ‘핫하다’는 표현이 부족할 만큼, 언제 가도 북적이는 활기가 있다.

3. 라 브리사(La Brisa)
창가 너머의 바람결처럼 부드러운 이름을 지닌 라 브리사는 창의적인 인테리어와 감각적인 메뉴로 사랑받는 클럽이다. 선셋 포인트로 유명한 창구(Canggu) 해변에 위치하며, 버려진 목선과 자연 소재를 재활용한 구조물이 이국적인 분위기를 완성한다. 단순한 파티 공간이 아니라, 눈과 입, 마음까지 위로하는 감성적 아지트. 요가 클래스와 선데이 마켓이 열리는 등 지역 커뮤니티와도 유기적으로 연결된 점이 특별하다.

4. 사보이 비치클럽(Savaya Bali, 구 옴니아 OMNIA)
절벽 위에 떠 있는 듯한 드라마틱한 뷰가 일품인 사보이는 럭셔리의 끝을 보여주는 클럽이다. 울루와뚜(Uluwatu)의 바다를 내려다보는 위치, 유리 바닥과 반짝이는 수영장, 그리고 세계적인 DJ들의 플레이까지. 낮에는 화려한 선글라스를 쓴 이들이 선베드 위에서 칵테일을 들고 일광욕을 즐기고, 밤이면 조명이 음악과 하나 되어 몽환적인 파티가 시작된다. 스냅사진 하나하나가 인생샷이 되는, 그야말로 ‘감각의 극장’이다.

5. 아틀라스 비치클럽(Atlas Beach Fest)
2022년 오픈과 동시에 ‘아시아 최대 비치클럽’이라는 타이틀을 거머쥔 아틀라스는 단순한 클럽을 넘어 하나의 테마파크에 가깝다. 발리 남부 베라와(Berawa) 해변에 위치한 이 공간은 대형 메인풀을 중심으로 다채로운 레스토랑, 라이브 무대, 쇼핑존까지 갖춰 하루 종일 머물기에 부족함이 없다. K-팝 공연이나 국제 DJ 투어 등 글로벌 콘텐츠가 이어지며 MZ세대를 중심으로 빠르게 팬덤을 구축 중이다.